비대면 시대에 접어들며, 종이 계약서 대신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거래 약속을 주고받는 일이 일상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런 방식으로도 법적으로 ‘계약’이 성립될 수 있을까요? 법원은 이러한 대화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비대면 계약의 법적 효력에 대해 실제 판례 중심으로 정리하고, 실생활에서 주의할 점까지 안내드립니다.
문자나 카카오톡 대화도 계약일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민법상 계약은 형식보다 ‘의사의 합치’가 중요하므로 카톡, 문자 등으로도 계약이 성립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106조는 “계약은 특별한 방식이 요구되지 않는 한, 구두·문서·행위 등 어떠한 방식으로도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되면 카톡이나 문자도 법적으로 유효한 계약의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 계약 내용이 구체적으로 합의되었을 것
- 거래 조건(금액, 품목, 납기 등)이 명확할 것
- 당사자 간 이행의 정황(입금, 납품 등)이 있을 것
실제 판례 1: 카카오톡 계약 인정 사례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단5223255
이 사건은 원고가 피고에게 카카오톡으로 제품 단가, 납기일, 결제 조건 등을 협의한 뒤 실제 납품까지 진행한 사안입니다.
피고는 “계약서가 없었기 때문에 계약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고가 거래 조건에 대해 명시적으로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고, 그 내용에 따라 납품이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할 때 계약은 성립된 것으로 보인다.”
→ 판결문 보기:
http://portal.scourt.go.kr
이 판례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 대화가 계약 증거로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실제 판례 2: 계약 부정 사례 –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가소203595
반면, 문자메시지를 통해 단순히 “네, 그렇게 하죠”라고 답한 사례에서는 계약 불성립이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은 해당 대화가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없고, 계약 체결을 전제로 한 다른 조치(이행, 입금 등)도 없었기 때문에 단순한 의견 교환으로 판단했습니다.
→ 핵심은 구체성, 반복성, 실행 여부입니다.
비대면 계약 시 유의할 점 5가지
- 대화 내용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남기기
예: “2024년 4월 30일까지 100개 납품, 단가는 1개당 5천 원, 입금일은 수령일로부터 3일 이내” - 카톡이나 문자 내용 캡처 또는 백업해두기
분쟁 발생 시 증거 확보가 중요합니다. - 거래 이행 정황도 함께 기록하기
입금 내역, 송장, 택배 송장 등은 계약 존재를 뒷받침하는 자료입니다. - 중요한 거래는 계약서를 병행하기
메시지만으로도 계약은 가능하지만, 금액이 크거나 반복 거래라면 서면 계약이 안전합니다. - 이모티콘이나 애매한 표현 대신 명확한 문장 사용하기
모호한 표현은 해석에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카톡으로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는데 계약 성립인가요?
A.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이전 대화 내용, 구체성, 실제 이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Q. 계약을 문자로 했는데 상대가 말을 바꿉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대화 내용, 입금 내역, 물품 수령 여부 등을 증거로 삼아 민사소송 또는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이행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Q. 구두로 한 약속도 법적 효력이 있나요?
A. 민법상 ‘의사의 합치’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다만, 증거가 없으면 입증이 어렵기 때문에 비대면 대화 기록이 훨씬 유리합니다.
결론: 비대면 계약도 충분히 법적 효력이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는 카카오톡, 문자, 이메일 등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일상적입니다.
법원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메신저 기록을 계약 증거로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형식보다도 내용의 명확성과 이행의 정황입니다.
계약이 성립되었는지,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는 결국 증거와 사실관계로 판단됩니다.
이 글은 실제 판례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실생활에서 자주 발생하는 계약 분쟁을 예방하고 대응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정보입니다.